"아무것도 안 할래요" 인기 폭발…月 매출 380억 '1위 등극'

입력 2024-03-01 21:54   수정 2024-03-01 23:11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이 인기 모바일 게임 장르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를 주로 개발했던 대형 게임사들도 방치형RPG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1일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분석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 앱 마켓에서 방치형 RPG 장르 매출은 전년 대비 82.5% 상승한 67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매출은 최근 출시된 상위 10개 게임이 견인했다. 구글 플레이 기준 이들의 하루 평균 매출은 1억4000만원에 달한다. 방치형RPG는 최소한의 조작으로 자동으로 재화가 증가하는 게임을 말한다. 보통 플레이어가 사전에 전략을 구성하면 자동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조작의 능숙함보다 오래 접속할수록 캐릭터가 성장하는 구조이며 플레이어의 개입이 최소화 돼 있다.

현재 앱스토어 매출 1위 게임은 중국의 방치형 게임인 '버섯커 키우기'다. 해당 게임 매출은 지난해 12월 약 32억원에서 올해 1월 381억원을 기록하며 1090% 증가했다. 올해 1월 기준 신규 설치 건수는 47만 687건이며 평균 월간 사용자 수(MAU)는 66만2894명에 이른다. 이외에도 상위권을 차지한 신규 방치형 게임으로는 다운로드 100만회 이상을 기록한 '소울 스트라이크' , 10만회 이상을 기록한 '유령기사 키우기', 다크클랜, 타이나퀘스트 등이 있다.


몇 달 전 방치형 게임을 시작했다는 방송국 PD 한유영(27)씨는 "직업 특성상 게임을 붙들면서 하기 어려운데 방치형 게임은 자동으로 돌아가니 편하다"며 "방치형 게임이 똑같이 반복되는 구조라 지겨울 때도 있지만 게임이 알아서 돌아가고 아이템도 자동 생성되니 계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방치형 게임은 주로 대규모 MMORPG를 제작할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에서 개발해 왔다. 주로 게임 내에서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방치형 게임이 각광 받으면서 중소 게임사들의 실적도 개선됐다. 넵튠이 지난 7일 발표한 공시자료에 따르면 개발 자회사 트리플라의 방치형 게임 '고양이 스낵바'의 인기에 힘입어 상장 8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고양이 스낵바는 서비스 1년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3000만회를 돌파했다. 넵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997억원, 영업이익은 21억원을 거뒀다. 이 중 게임 사업 부문 매출액은 812억원으로, 고양이 스낵바를 포함한 3개 게임이 5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게임 매출의 70%를 차지했다.

넵튠 관계자는 "방치형 게임인 고양이 스낵바가 압도적인 매출을 내고 있고 상장 후 첫 흑자 전환을 했을 때도 많은 기여를 했다"며 "회사가 보유한 광고 플랫폼 사업 유닛을 통해 게임에 노출된 광고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실적 향상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위메이트커넥트도 같은 해 11월 스피릿 세이버를 리메이크한 방치형 게임 '서먼헌터 키우기'를 출시했다. 서먼헌터 키우기는 출시 한 달 만에 구글 플레이 게임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대형 게임사도 방치형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 대형 게임사 중 하나인 넷마블의 개발 자회사 넷마블 넥서스는 지난 9월 자사 지적재산권(IP)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모바일 방치형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출시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출시 후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순위 2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세븐나이츠의 흥행은 넷마블의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매출액 6649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하며 7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다.

업계에서는 방치형 RPG 인기 배경으로 짧은 시간에 즐기는 '스낵 컬처'의 유행을 꼽는다. 모바일 게임 주 소비층인 MZ세대들에게 숏폼과 같이 짧은 시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비슷한 유형의 방치형 게임도 인기를 얻게 됐다는 분석이다. 중견 이상 게임사들은 업계 트렌드에 맞춰 개발 비용 대비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치형 게임을 계속 개발할 전망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트렌드 자체가 숏폼 콘텐츠가 유행이다 보니 많은 게임사들이 방치형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 개발하고 있다"며 "다만 방치형 게임이 진입 장벽은 낮지만 수명이 길지 않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특성을 고려해 하향 안정 전략을 취하는 기업도 있다"고 전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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